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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경기북부는 접경지인 탓에 군부대가 밀집돼 많은 병력이 주둔해 있고 사격장 등 주민의 안전에 위협이 될 군사시설이 산재해 있다.
11일 군 당국과 경기도 등 지자체에 따르면 경기북부에는 파주·양주 무건리 훈련장(30.7㎢), 연천·포천 너희도 다락대사격장(23.1㎢), 포천 승진훈련장(18.4㎢), 포천 미8군 종합사격장인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13.2㎢) 등 사격장이 산재해 있다.
이들 4개 사격장 면적만 해도 85.4㎢로, 의정부시 면적(81.5㎢)보다 크고 여의도 면적(8.4㎢)의 10배가 넘는다.
특히, 지난 6일 공군 전투기 폭탄 오발 사고가 난 포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천시는 모두 9개의 사격장이 있다. 포천시 9개 사격장 면적은 50.5㎢에 달한다.
이에 따라 사격장은 훈련 중 민가로 총알이 날아와 주민을 다치게 하는 등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 민-군 갈등을 야기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를 비롯해 2002년 전국적 촛불집회로 이어진 효순·미선 양 사망 사고, 남광토건 2000∼2014년 고양 백마사격장 4건의 도비탄 사고(발사된 총알이 딱딱한 물체에 맞고 엉뚱한 방향으로 튀는 것), 1988년 이후 접수된 70여건의 영평사격장의 주민 피해 등이 사격장 관련 대표적 갈등 사례들이다.
오폭 사고 피해 대책 촉구 현수막 (포천=연합뉴스) 김 1%주택대출 병만 기자 = 지난 9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현장 곳곳에 피해 대책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5.3.9 kimb01@yna.co.kr
정부·군 노력에 사고 줄고 있으나 근본적 문제 해결 안 돼
군부대는 사격장 관련 사고가 날 때마다 재밌는생활의지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북부 지역 사격장 관련 사고가 어느 정도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고양 백마사격장의 경우 2000년 초 사격장 인근 정비업소로 총탄이 날아가고 2004년 5월과 2011년 4월, 2014년 2월 등 주민이 도비탄에 다치는 등 네 차례 사고가 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던 이 사격장은 도시개발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직선거리로 317ｍ 떨어진 곳까지 아파트가 들어서 사격 소음과 안전 문제로 민원 목소리가 더 커졌다.
이에 해당 군부대는 백마사격장에서의 사격훈련을 중단하고 다른 용도로 시설을 사용하면서 더 이상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무건리훈련장 역시 여중생 사망 사고 이후 권역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인근 파주 법원읍에 부지 내 주민들을 위한 이주단지와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생활대책용지를 조성했다.
정부는 당시 좁은 도로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자 국지도 56호선 도로를 편도 2차선에서 왕복 4차로 확장해 새로 개설했다.
가장 많은 사고와 민원이 야기된 영평사격장은 2018년부터 갈등관리협의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전차 진·출입로 우회도로 개설, 민군 상생협력센터 건립, 헬기 야간사격 축소 등의 사업이 추진되는 등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또 군 당국은 사고 때마다 사격장 내 피탄지 보강과 안전시설 설치 등 나름대로 안전대책을 강구했다.
2019년 11월에는 '군용 비행장·군 사격장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사격장, 비행장 인근 지역 주민은 소송 제기 없이 신청만으로 어느 정도 보상받을 수 있게도 됐다.
군 관계자는 "한국군 사격장의 경우 이번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를 제외하면 최근에 별다른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군에서도 사고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군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민의 불안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번 사고와 같이 사격장 인근 지역은 언제든 총탄이나 포탄이 날아와 사고로 이어질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3개 사격장 통합 요구하는 백영현 포천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해결책은 사격장 폐쇄·이전이나 현실적 어려움…전문가 "갈등 관리해야"
경기북부 지역의 현안인 사격장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사격장을 폐쇄하거나 이전하는 것이다.
이번 포천 전투기 오폭 사고와 관련해 백영현 포천시장이 승진훈련장, 영평사격장, 다락대사격장 등 포천시에 위치한 대형 3개 사격장을 1개로 통합 운영할 것을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사격장 폐쇄는 현재의 안보 상황을 고려하면 군 당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사격장 이전 문제도 이전지역 주민의 반발 등을 고려하면 대체할 부지를 찾기도 마땅치 않다.
주민들은 군 당국의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주민들은 장기적으로 사격장을 폐쇄하거나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당장은 사고를 최소화하는 방안 마련과 함께 피해지역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절한 지원 등 주민 아픔에 귀 기울여 주기를 원하고 있다.
강태일 '포천시 사격장 등 군 관련 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위원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사격장 폐쇄·이전이 주목적이지만 안보 상황상 쉽지 않다는 것을 주민들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문제는 지금까지 사고 발생 때마다 대응이 너무 늦어 주민들의 불만이 증폭돼 왔다는 것"이라며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마련하고 이와 함께 특별법 제정 등 70여년간 희생한 주민들을 위한 지원하는 등 윈-윈 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성규 대진대학교 법학과 교수도 "영평사격장 피해와 관련해 용역을 수행한 적이 있는데 근본적인 대책은 사격장을 없애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고 이는 안보상 쉽지 않다"며 "소음 보상 등 주민 피해에 대한 제도도 어느 정도 갖춰져 있으나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군 당국이 실수에 의한 사고를 최소화하도록 경각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정부도 사격장 피해지역에 적절한 예산을 투입해 갈등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y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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